오늘은 레이캬비크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아침에도 어스름한 새벽 같다.
숙소를 나오자 마자 펼쳐지는 웅장한 풍경.
전 여행 일정 중에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던 곳, 아니 항상 멋진데 간혹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되는 풍경이 나타나는 곳.
아이슬란드는 그런 곳이다.
해가 완전히 뜨고 눈 덮힌 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풍경.
걸어서 교회로 향한다. 숙소에서 10여분 거리.
Hallgrimskirkja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나…;;
홀그림 어쩌고 교회는 모양이 특이하다. 교회 전체가 파이프 오르간 같은 모양
안에 들어가 보면 큰 파이프 오르간도 있다.
교회 탑 위에 올라가보면 도시 전경이 보인다.
사진이라 고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람이 정말 엄청나게 불어서 창문에 서있으면 좁은 틈으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뒤로 밀려나곤 했다.
거기다가 엄청 춥고..ㅋㅋ
아이슬란드를 갈 때는 정말 보드복 정도는 입고 가줘야 한다. 그나마 시내는 덜 추운거니 시내에서 좀 춥다면 시내 벗어나기 전에 옷을 더 사야한다는 말이다.
교회를 보고 시내 상점가 쪽으로 들어 섰다.
판타지의 나라 답게 기념품도 요정과 드워프들
진짜 유니크 하다.
지름신이 마구마구 오셨는데 다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가격도 비싸고 해서 참았지만 정말 집에 장식해두고 싶은 인형들이다.
바이킹도 귀엽다 ㅋㅋㅋㅋ
아쉬운 맘에 사진이라도 잔뜩
그 와중에 이건 뭐여…?
신선한 아이슬란드 산의 공기가 단돈 9900원!!
봉이김선달을 벤치마킹이라도 하셨나.. 공기를 팔다니.
그것도 압축 공기도 아니고 그냥 공기캔. 들이쉬어봐야 데드스페이스도 못 채울 양의 공기를 팔다니.. 폐까지 가지도 않는다고;;
뭐 그만큼 맑은 공기라는 것을 말하고자하는 상징적인 거겠지만 이 가격은 진짜 ㅋㅋㅋ
아이슬란드에서 숨만 쉬고 있어도 돈이 쭉쭉 빠지는 이유가 이거였군. 공기값이었어!
나중에 산에 가서는 숨 많이 쉬고 가야 돈 버는거라며 심호흡을 하곤 했었다 ㅋㅋ
좀 더 가다가 발견한 거대한 마녀 인형
창을 통해 밖을 지켜보는 느낌이 살짝 무섭다.
정말 판타지의 나라 답다.
내려가는 길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눈이 좀 특이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눈이 구슬 아이스크림 같은 모양으로 내린다.
왠지 맛있어 보여 입을 벌리고 떨어지는 눈을 받아 먹어보았다. ㅋㅋㅋ
슬슬 배도 고프고 해서 핫도그를 하나 먹으러 간다.
간단하게 빵에 소스, 그리고 양파 플레이크를 뿌려주는 데 심플하면서 꽤 맛있다.
하지만 사진은 패스. 핫도그를 받고보니 한손으로 찍기가 불편해서 ㅋㅋ
가게 주변엔 떨어진 부스러기를 먹으러 날아온 새들이 많다.
그냥 참새 같이 생겼는데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포스.
숙소에 돌아와서 잠시 쉬고 오후에는 수영장을 가기로 했다.
아이슬란드에는 온천 겸 수영장이 여러군데 있다고 하는데 호스텔에서 추천을 받아서 싸고 가까운 수영장으로 가보기로 한다.
여기 버스는 터미널에 가서 회수권 같이 생긴 표를 사서 내고 타야 한다.
하지만 모든 정류장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니라서 큰 정류장에서 한번에 돌아오는 것 까지 사둬야 함.
버스 노선은 숙소 리셉션에 물어보자.
버스를 타고 수영장으로 ~
우리가 간 수영장은
Laugardalslaug 라는 역시 이름도 여려운 수영장인데 |
수영장에 관한 모든 정보는 여기에.
http://www.swimminginiceland.com/reykjavik-and-capital-area/17-laugardalslaug
그리고 여기 외에도 아이슬란드에 있는 모든 수영장의 정보를 찾을 수 있으니 아이슬란드에 갈꺼라면 즐겨찾기 해두면 좋을 듯 하다.
가격은 650크로네! 공기값보다 싸다!!
하지만 정말..
대…. 박!!
진짜 제대로 된 온천은 여행하면서 첨인 것 같다.
영하 4도에 눈이 끝도 없이 쏟아지고, 야외 온천 온도는 40도-44도.
정말 제대로 온천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사진은 촬영금지라 이 멋진 곳의 사진을 하나도 남길 수가 없었지만, 단연코 내가 가본 최고의 수영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야외에는 작은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넓은 풀장과 온도가 다른 10여개의 작은 온천탕.
그리고 50m 레인이 10개 정도 있는 야외 수영장.
특히 여기는 온도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유지되어 있어서 수영하기에 딱 좋았다.
아주 추운 겨울, 들어가면 적당히 따뜻한 온도의 물, 눈이 펑펑 쏟아지는 야외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이건 정말 문자 그대로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놀다가, 떠나오기 싫은 이 곳을 떠나야 했다. 이 때는 이 곳 하나만으로도 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여긴 시작에 불과했다.
물론 함박눈이라는 보조장치가 없었다면 이 정도로 환상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싶기는 하다만
그래도 겨울의 아이슬란드라면 눈 정도는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이슬란드는 여름에 다시 와보고 싶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무조건 겨울이다. 다시 간다고 해도 겨울!
눈과 오로라가 있는 겨울!
* 수영장 위치 및 사진.
물론 구글맵 검색하면 나옴